Q3. 요가에서 무엇을 깨달았나요? 왜 계속하고 있나요?
너구리🦝는 눈을 감는 법부터 다시 배웠다. 눈을 감으니 이불 킥 수준의 실수들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뇌 전체에 번졌다. 몸에 힘을 빼는 방법도 모른 채 그냥 눈만 감고 스트레스받기를 2주 정도 했을 때, 힘을 빼도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손끝부터 힘을 빼기 시작했다. 몸에 힘을 빼니 오히려 잡생각이 사라졌다. 아직 1달밖에 안 됐지만 몸과 생각에 힘을 빼는 방법을 요가를 통해 배우고 있다. 몸에 힘을 빼면 부정적인 기억보다 좋은 기억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하루를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요가원에 가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가볍게 요가를 하고,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고슴도치🦔는 수업에 변화를 주고 싶어 플라잉 수업을 들으러 갔다. 그때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수업을 왔고, 어떠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며, 어떻게 배움에 임할지 호흡하는 동안 생각해보세요.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고, 안 되는 부분이 있거나 어려운 부분은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주세요.” 선생님이 했던 말들을 생각하며 수업에 임하다 보니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었고, 동작에 집착하지 않고 행하자 더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예전에 요가를 지속하게 했던 편안함과 고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말 덕분에 다른 수업에서도 집중하되 덜 집착하게 되었다. 또 그 시간만큼은 시계도 핸드폰도 보지 않고 눈을 감고 명상하며, 내 마음과 움직임을 수련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쌓아가고 있다. 여전히 외부 환경에, 내 안에서 오는 부정적인 마음에 매일같이 흔들리지만,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얻어 나아지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나에게 요가는 몸과 마음의 치료이자 휴식 시간이다.
보더콜리🐕는 다짐한 바로 다음 날, 원장님이 ‘어려운 분’이라고 하셨던 쌤 수업에 갔다. 웬걸, 남자 선생님께서 문어처럼 유연하면서도 활어처럼(?) 힘찼다. 이런 힘차고 유연하면서도 조용한! 움직임은 처음이었다. 조용한 와중에 끄-응! 읍! 하는 소리는 절대 나오면 안 된다는 일념으로 동작에 집중했다. 나만 이렇게 고통받는지 알고 싶은 유혹에(이런 유혹에 현혹되지 말라는 요가 가르침,,은 모르겠다) 최대한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눈알만 굴려서 주변을 둘러봤다. 허리를 뒤로 젖혀서 정수리에 발가락이 닿는 사람, 허리를 오른쪽으로 비틀어서 발등에 건 스트랩을 잡은 손이 천장에 닿을 듯 올라가는 사람. 헉, 뭔데! 기가 팍 죽었다. 곧 신기한 장면이 펼쳐졌다. 아까 정수리에 발가락이 닿던 사람은 다운독 자세를 너무 힘들어한 나머지 쉬고 있었다. 스트랩을 천장까지 올린 사람은 나무 자세에서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렸다. 그 장면에서 원장님이 말한 게 떠올랐다. “사람마다 다 달라요.” 그렇다. 요가 하는 사람들은 다 유연해, 이 자세가 되는 사람은 다른 자세도 다 잘해, 남자는 요가를 잘 못해 등. 내 기우는 엄청나게 짙은 색안경을 끼고 본 요가 세상이었을 뿐이다. 분명 요가원 원장님이 처음에 — 그녀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 알려주셨다. 다 다르다고. 그 말을 진짜 받아들이게 된 건 요가를 하면서, 특히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 ‘하나하나’를 살펴보면서였다. 묘하게 그 뒤에서부터는 ‘어차피 저 사람들도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어! 뭐! 어쩌라고!’라는 마음으로 요가원에 가서, 딱 눈을 감고 내 호흡과 자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래서 다들 요가하면 평온하고, 눈을 감고 있고, 그런 건가? (또 시작이다. 색안경 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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