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어떤 음식을 드시나요? 전 대부분 최대한 가볍게 먹지만 약속이 있는 날은 최대한 무겁게 잔뜩 먹어요. 오리고기, 낙지볶음, 짜장면, 탕수육, 파스타 등을 먹었어요. 비슷한 메뉴를 먹다보니 새로운 걸 먹고파 주변에 추천을 받았는데 마라탕을 추천해주셨어요. 생각해보니 단 한 번도 마라를 점심에 먹은 적이 없더라구요. 이번에 도전해 보려구요. 님도 자주 먹는 음식 대신, 내일 점심은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
from 고슴도치
슈퍼푸드가 된 마라탕
- 너구리
11시부터 배꼽 알람이 울린다. 진료를 볼 때 꼬르륵 소리가 나면 일부로 환자에게 주의 사항을 말하거나 석션을 켜서 소리를 감춘다. 환자에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면 배를 부풀렸다가 조이며 꼬르륵 볼륨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배에 힘을 줄 수 없는 상황이 될 때쯤 점심시간이 된다.
월요일과 화요일엔 먹고 싶은 배달 음식을 시키고 나머지 요일은 도시락 업체를 이용한다. 그중 최애 점심 메뉴는 마라탕이다. 마라탕은 채소와 고기를 고루 섭취할 수 있어 우리 병원 슈퍼푸드로 불린다. 마라탕 속 제일 좋아하는 식재료는 숙주다. 마라탕에는 고기보다 채소가 더 잘 어울린다. (채식으로 요리 가능할지도?) 숙주 뭉텅이를 한입 베어 물면 바로 올라오는 마라의 얼얼함 뒤로 국물의 크리미함이 목구멍을 넘어와 한 입만 먹어도 든든하다. 물론 한 입만 먹진 않는다. 허겁지겁 마라탕 속 재료를 골라 먹다 보면 어느새 국물만 남는다. 마지막으로 빨갛고 묵직한 마라탕 국물을 들이켜며 오전에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이래봬도 3인분이다. 식비 제한만 없으면 더 많이 먹는 건데!
직원들의 휴일이 다른 병원의 특성상 월요일에 쉬면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회사 휴대폰 속 배달 앱에 들어가 어제 마라탕을 먹었는지 확인한다. 월요일에 마라탕을 먹으면 화요일은 중국집에서 배달을 시킨다. 치솟는 물가에 1인당 식비 1만 원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지독하게 제한적이기 때문이다.(식비 좀 올려주세요🙏) 맛있는 짬뽕 국물 원샷보다 마라탕 국물 한 숟가락이 좋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좋다. 매주 병원에서 마라탕을 먹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라탕을 사 먹을 일이 줄었다. 마라탕을 좋아하는 남자 친구는 아쉬워하지만, 마라탕 덕분에 월요일이 개미 눈물만큼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