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버프가 서서히 꺼져갈 때 많은 이들이 자극제를 찾아요.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는가?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극제가 아니라 자양강장제 같은 ‘셀프 우쭈쭈’일지도 모르죠! 그리하야 이번 시즌 주제가 ‘유능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가 됐어요. 저번 주 레터는 박살난 유능함을 고쳐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레터는 어떻게 고쳐가면 좋을지 그 힌트를 알려줄 거예요 :)
from 보더콜리
회사를 나온 유능함
- 너구리
유능함은 가변적이다. 8시간 이상 숙면을 했는지, 아침밥을 먹었는지, 모닝커피를 마셨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심지어 그날 어떤 기분을 선택했는지에도 영향받는다. 유독 일하기 싫고 짜증이 많은 날은 직장 내 유능함은 바닥을 친다. ‘밥 먹고 이 일만 했는데 이걸 실수한다고? 밥값 하기 힘들다.’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주제를 고민하다 몇몇 지인들에게 본인이 유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NO.” 입을 맞춘 듯 대답은 하나였다. 이유를 묻자, 여전히 실수하고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능함을 직장 안에서의 모습으로만 생각하면 유능한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유능함의 영역은 다양하다. 어리바리 업무를 마치고 퇴근 후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는 사람. 이 사람은 유능한 방구석 요리사다. 누구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한다면 유능한 즐겜러다. 물론 월급을 주는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꼭 유능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이 글을 회사가 싫어합니다)
신입 시절, 20년 차 치과위생사 선생님을 보며 감탄했다. 진료, 상담, 재고관리 뭐 하나 빠짐없이 챙기는 모습이 멋있었다. 6년 차가 된 지금은 일이 몸에 배서 얼추 그 선생님의 흉내를 낼 수 있게 됐다. 신입이었던 내가 봤다면 유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현실은 스스로에게 멍청하다는 평가를 내릴 뿐이다. 흉내를 낼 뿐 진짜 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유능한 영역이 있다. 집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기가 막히게 내린다. 우리 집안 바리스타다. 커피 맛의 호불호가 강한 집안에서 바리스타 칭호를 얻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해냈기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처럼 사람마다 다른 유능함으로 세상이 돌아간다. 못나게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책하기보단 유능한 ‘나’를 찾기를 기대하는 퇴근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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