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 경기도서관에 갔어요. '올해는 책을 많이 읽어야지!'하는 다짐 때문이 아니라 그때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연체될 위기였거든요. 평소 같았다면 조용하게 책을 즐겼어요. 하지만 그 주말은 여태껏 본 도서관 장면 중 가장 시끌벅적했어요. 뛰노는 아이들, 책이나 노트북을 보는 어른들이 도서관에 가득 했거든요. 그 장면을 보며 오늘이 1월 3일인 걸, 즉 작심삼일이 생생할 때라는 걸 느꼈어요. 그제서야 '올해 내 마음가짐은 뭐지?'라는 물음이 피어났어요. 그 다음날 카페에서 4-5시간을 2025년 회고와 2026년 할 일을 정리했답니다! 한편, 오늘 너구리 글을 읽으면 작심삼일, 엄청난 계획과는 또 다른 새해 마음가짐을 볼 수 있을 거예요 :)
해리포터보다 강한 5분 마법
- 너구리
20살 새해에는 신분증을 이마에 붙이고 요란하게 다녔다. (실제로 이마에 붙이고 찍은 사진이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됐다는 설렘과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불안이 뒤섞였다. 설렘은 증폭시키고 불안은 없애기 위해 거창하게 새해 목표를 세웠다. 고등학생 때부터 취업할 때까지 꾸준히 바인더를 쓰며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살았다. 일정은 바인더로, 감정은 일기를 쓰며 관리했다
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마치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매년 목표는 비슷했고, 목표에 도달하면 그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목표는 항상 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독서, 학점 관리하기 정도였다. 늘 그렇듯 다짐은 3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5킬로그램 빼기를 목표로 정하면 처음 2주는 열심히 식단과 운동을 했다. 2달째부터는 누워서 운동 영상을 찾아보며 운동한 기분만 느꼈다. 결국 3달째는 야무지게 곱창을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는 새해가 밝았다고 설렘을 느끼지도 않아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태어난 후로 이렇게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한 건 처음이다. 내일을 포함해 닿지 않은 미래를 보며 불안해하기엔 시간이 아까워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살아내자. 이겨내자.”라고 다짐할 뿐이다. 살아남았다는 건 강하다는 증거니까. 그럼에도 마음의 여유를 놓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와 다른 사람에게 웃으며 말하고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용기가 마음의 여유다.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너그러이 자신과 타인을 받아줄 수 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특히 올해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기로 했다. 이미 손을 떠난 일에 전전긍긍하지 않기로 했다.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다 보면 이 마음을 잃어버릴 것 같아 다도를 시작했다. 바쁠수록 “잠깐!”이라고 외치고 최소 5분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차가운 커피보단 따뜻한 차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한다. 급한 일에 몰두하지 않도록 중요한 일을 마음에 새긴다. 잠깐의 여유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