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틱거림을 인간화 하면 단연코 나다.
영리하다는 소리를 꽤 듣고 자랐지만, 오히려 그게 문제였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동시에 교사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부모님 말씀에 반대되는 말을 하면 ‘의견’이 아닌 ‘말대꾸’ 취급을 받았다. 부모님께선 나의 퉁명스러운 말투가 버릇이 없다고 하셨지만, 내 입장에선 항상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점점 강하게 말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더더욱 답답했고, 짜증이 났으며 또 그걸 숨기지 않았다. 친구들 사이에선 독이었다. 13살 종업식, 친구들한테 받은 롤링페이퍼를 책상에 쓱 펼쳤다. 좋은 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었다.

머리가 띵했다. 그 애가 나를 이렇게 보고 있었다니. 조용히 종이를 덮었지만, 집에 와서는 여러 번 펼쳤다 닫았다. 마음에 박혔다.

그 후, 누군가의 말을 더 잘 들으려 매 순간 노력했다. 적어도 나는, 모든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할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소한 말도 무척 잘 기억하기도 했고. 

중요한 것은 너무 많은 배려와 너무 많은 솔직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솔직함은 잘난 척이 된다. 너무 많은 배려는 가식처럼 보인다.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자꾸만 걸렸다.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는 이상 내 말투나 언어를 객관화하기란 쉽지 않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직 억울할 때는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한 가지. “그찮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할 때 그렇잖아~를 줄여 말하는 것인데, 꼭 한 번씩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말끝에 ‘~대,데’를 붙인다 “내가 쓰려고 했는데.” 같이. 아무도 날 몰라준다는 전제 하에  내 속 뜻을 알아달라 토로한다. 이런 말투는 남을 탓하거나, 은근한 압박을 주는 말투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비교적 최근 깨달은 참이다. 

여전히 말은 무섭지만, 이해해주고 이해받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말투는 결국 나를 드러내는 얼굴이니, 그걸 통해 마음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