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즐기려고 여행을 떠났지만, 막상 여행 가면 더 바빴어요. 비행기와 기차 시간에 쫓기는, 그야말로 물리적인 시간이 없을 때도 있죠. 하지만 진짜 [바쁜 여행]은 맘껏 쉬지 못한 여행이었어요. 지난 여행을 돌아보니 한 번도 혼자였던 적이 없더라고요.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족, 친구, 애인과 함께 했죠. 동행이 있어 감사한 때가 많지만, 때로는 오롯이 내 속도와 기분대로 쉬고 싶기도 했어요. 그때 그러지 못한 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고요.
마침, 이번 글에서 너구리가 우르르 간 여행이어도 [혼자 맘껏 쉬는 시간]을 가지는 방법과 그때의 경험을 들려줬어요.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의 #혼자여행 #혼쉼 꿀팁이 떠오른다면, triple.sidepjt@gmail.com 이메일로 님의 글을 보내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날, 그 아침
- 너구리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요란 법석한 여행은 출발 전부터 시작된다. 여행 날짜를 확정 짓는 순간부터 여행 전날까지 메시지 알람이 시도때도 없이 울린다. 사람의 수가 많아지면 발언 횟수가 줄어들어야 하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들뜬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백만 가지에 달한다.
관광지, 핫플레이스, 여유 뭐 하나 놓칠 수 없는 파워 J들의 여행은 초 단위로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하루에 3만 보를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많은 사진을 찍는다. 현실로 돌아오면 전투적이었던 여행의 시간이 진짜 쉼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그런 여행을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즐거운 여행에서 나만의 쉬는 방법을 찾았다.
여행지에서는 설레는 마음과 불편한 잠자리로 일찍 눈이 떠진다. 홀로 조용히 숙소 밖으로 나가 동네 구경을 한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조용한 거리를 마음 내키는 대로 걷다 보면 지난밤 지도에서 본 공원에 도착해 있다. 벤치에 앉아 이른 아침 강아지 산책시키는 사람들,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이윽고 낯선 풍경이 주는 편안함이 찾아온다.
평소보다 바삐 움직인 시간에 느낀 감정과 생각을 마음 깊이 저장한다. 친구들과 나눈 대화, 지나친 거리의 풍경, 먹은 음식을 모두 기억한다. 파리에서는 혼자 킥보드를 타며 16구를 돌아다녔고 교토에서는 고조 역 근처를 배회했다. 함께 간 여행을 온전히 나만의 여행으로 만드는 그 시간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지도 모른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도 마냥 아쉽기보단 마음의 근육이 커져 조금 더 잘 살아낼 의지가 생긴다.
너구리
20년째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 덕질을 시작으로 샤이니, 게임, 애니 장르 구분없이 애정 보따리가 크다.
관객이 될게 - IU
오늘 글을 쓴 너구리의 추천곡!
교토에서 고죠 역 근처를 산책하며 무한 재생한 노래에요. ‘난 나의 너를 믿어’의 가사를 들으면 현실을 여행처럼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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