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벚꽃🌸이 여기저기 만개한 봄날이네요. 흐드러진 벚꽃만큼이나 저희 기분을 아름답게 한 것이 있으니, 바로 여러분의 피드백이에요! 어린 시절 에피소드가 궁금하다고 해주신 독자 분의 목소리를 듣고, 오늘 주제를 준비했어요. 쓰고 나니 부모님도 모르실 이야기가 많았어요. 서로 어릴 때 쓴 일기장 훔쳐보는 것처럼 순수하고 은밀한 이야기, 아래서 바로 확인해보세요!

용감한 주동자가 한 명 나타나면, 그날은 달콤한 치킨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게 작전을 세웠다. 사감 선생님 눈을 피해 안 쓰는 기숙사 6층 자습실(통칭 6자라고 부르던)에서 반 친구들과 치킨 파티를 벌였다. 룸메이트와 몰래 영화를 보다가 꾸벅꾸벅 졸던 밤, 야자시간에 체육대회 장기자랑 준비를 하며 누가 누구를 좋아하더라고 하며 속삭이던 것. 작고 소중한 기억을 포함하자면 셀 수가 없을 그런 밤들이 모여, 그 시절이 되었다.

전교생 기숙사제인 곳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참 많이 웃고 또 울었다. 지금이야 우리 모두 머리에 피가 마를락 말락 하지만, 그때는 아니었으니, 세모나고 네모난 마음들이 서로 찌르는 것이야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가뜩이나 사춘기에 입시를 치르는 예민한 학생들은 작은 방을 함께 쓰며 투닥거렸다. 좋든 싫든 같이 수업도 듣고 밥도 먹으며 온종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다.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진 작은 학교는 여름철에는 벌레 전쟁이 일었고, 겨울에는 단열을 위한 뽁뽁이 칠을 해댔다. 밤이 되면 모든 건물이 칠흑 같은 어둠에 잠기고, 그 속에서 우리들만이 불을 밝히는 존재인 셈이었다. 그 시절의 별 헤는 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자정에는 여자 기숙사의 2층 철문이 잠기고 취침 시간이 시작되지만, 어느 날은 모두가 새벽을 기다렸다. 평소에도 그저 올려다보면 북극성이며 오리온자리, 천칭자리를 꿰었지만, 그날은 유성우가 내린다는 소식에 모두가 사부작거리며 준비를 시작했다. 새벽 이동은 꽤 큰 벌점 거리였으나, 아마도 그날의 사감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의 낭만에 눈감아 주신 것 같다. 방과 자습실의 담요를 바리바리 싸서 옥상으로 하나둘 모였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별이 꼭 쏟아질 것만 같았다.

떨어지는 장면을 놓칠세라 오랫동안 유성의 흔적을 기다렸다. 도란도란 누워서 나누던 소소한 잡담들. 몇몇 친구들은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어떤 말들이었는지는 이제 희미해졌지만, 그 고요함 속 평온함과 약간의 설렘은 마음속 깊이 남아있다. 다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이루어졌을까. 존재만으로도 빛나던 우리들. 그 밤 빌었던 소원은 잊었지만, 함께 바라본 별 만큼은 아직도 눈에 박힌듯 아직도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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