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후회로 인한 상처입은 마음>
자주 괴롭혔던 것 중 하나는 연애였다.
때론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 하늘을 나는 상태였고, 어떤 때는 낭떠러지도 아닌 저 깊은 해저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하강하는 기분은 그 상대보다 연애라는 관계 안에서 한없이 내가 작아지고, 나도 알지 못하는 아주 추악하고 못난 나를 수없이 마주했던 순간들 때문에 지나온 연애를 이따금 후회하면 좋았던 기억들마저 빛바래게 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사항은 연애 자체를 후회하는 건 아니다. 연애에서 느꼈던 나를 작게 초라하게 만드는 마음, 감정들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연애하면서 자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설령 한쪽으로 기우는 연애라도 마음 한편에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말, 감정, 순간들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한 자리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하고 싶은 말들을 늘 삼키고 참았던 순간들이다.
30대가 된 지금 이렇게 할 말을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는 걸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까?
특히 첫 번째 후회와 연결 지어 한 사례를 말해 보자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니까 너 만나주는 거야 네가 뭐 가진 거라도 있어?”, “네가 울어도 달라지는 거 없어, 너만 손해야.” 이 말에 침묵하고 울기만 했다. 너무 슬프고 어떤 말도 할 수 없어 침묵을 지키다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전화 끝내고 한참을 울다 마음에 담고, 연애가 끝난 이따금 생각이 문득 난다. 왜 한마디도 못 했을까? 지금이라면 당당히 말할 것이다.
”(살짝 눈감아주세요. 잠시 욕 좀…) 마. 지랄하네 너나 잘해라. 쫌“
침묵 속에서 속마음을 숨기며 나와 다른 사람들을 속이며 꽤 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스스로에게 다시금 솔직해지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